追憶(추억) 그리고 四季(사계)...'귀농, 농부로 살아가기'

김필동 승인 2019.11.19 00:00 | 최종 수정 2019.11.26 14:28 의견 0

[한국다중뉴스 = 김필동 시민기자]

필자는 어느덧 귀농을 결정하고 고향 순천 도사동으로 내려온지가 5년을 넘어서고 있다. 벼농사와 오이농사일 등 일년내내 계속되는 농사일로 쉴틈이 없는 듯 하다. 물론 해가 지면 술한잔에 밤을 보내기도 하고 잠깐의 여유를 즐겨보기도 한다.

 

4월부터 논 경운작업을 시작하여 벼육묘를 계약신청하고 본격적인 논만들기에 돌입한다. 모심기전 논둑의 풀을 베고 모를 심고나면 며칠동안 해뜨기전 논으로 출근하여 물대기를 잠깐 살핀다.

 

몇날이 흘러 논에 물을 대고 또 며칠후에 다시 물대기를 한다. 논둑에 풀이 자라면 또 몇번의 풀베기를 하고 이삭이 피고 벼가 여물어 고개를 숙여 황금빛 들녘으로 변해갈때 즈음이면 또다시 오이 하우스의 작업이 시작된다.

 

볏짚을 넣고 가축분 퇴비를 넣고 몆번의 경운과 쟁기질로 오이밭을 만들어간다. 비닐를 새로이 입히고 시월쯤 어린 모종을 심는다. 다익은 벼들을 추수하고 바로 수매를 통해 1년간의 벼농사를 마감한다. 2모작으로 보리 농사를 계획했지만 아직까지는 실행을 못하고 있다.

 

오이 하우스에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일이 시작된다. 뿌리내리기가 어느정도 진행되었으면 비닐 멀칭작업을 하고 측지제거 작업을 한다. 병충해 방제도 시작하고 때를 맞추어 점적호스를 이용해 관수작업도 진행한다.

 

착과가 시작되면 지주를 세우고 집게를 이용해 유인작업을 한다. 허리를 숙이고 쪼그려앉은 자세로 작업을 하다보면 등근육이 찢어드는듯 하고 허벅지는 터질듯 하다. 또 며칠이 흘러 덩굴손과 곁순따주기를 하면서 유인작업을 한다. 노란꽃 아래에 달린 작은 오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간다.

 

오이를 수확하는 시기에 다다르면 추위도 함께 오고 새해도 다가온다. 오이첫수확부터 오이수확을 마치는 다음해 여름까지 반복되는 일들로 8개월의 기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봄이 되면 벼농사를 위해 또다시 논을 살핀다.

 

운이 좋아 농사가 잘 되고 한번의 실수로 농사를 망칠 수 있다. 운칠기삼이라하지만 사실 운도 기술이라 생각하며 혼자만의 자긍심으로 농민으로서 프라이드를 지니며 농부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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