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전남의대 갈등 책임, 전남도에 있다" 강력대응 시사

- 전남도 주관 의대 유치 관련 지금까지 모든 용역 결과 공개 요구
- 180만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합당한 공모 방안 요구
- 공모결과로 인해 탈락한 지역의 건강권 침해에 대한 대책 요구

정중훈 기자 승인 2024.05.07 18:00 의견 0
▲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구례·곡성(을) 국회의원 당선인, 이병운 국립순천대학교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좌측부터)


[한국다중뉴스 = 정중훈 기자]

전남권 단일의대 신설 문제에 대해 전라남도가 공모 강행 방침을 밝힌 가운데 순천 및 전남동부권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7일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 이병운 국립순천대학교 총장, 순천‧광양‧구례‧곡성(을) 권향엽 국회의원 당선인은 합동 기자회견을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갖고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순천‧광양‧구례‧곡성(갑) 김문수 국회의원 당선인은 뜻은 함께 하였으나, 중앙당 일정으로 공동입장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노관규 순천시장은 “전남의대를 둘러싼 전남지역 동·서 간 극한 갈등의 모든 책임은 전남도에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의 일방적이고 성급한 행정이 이번 전남권 의대 문제 사태를 자초했고, 광역 자치단체의 책무인 이해조정과 갈등 해결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며, “이제라도 도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원칙과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남도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시행한 용역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용역 결과가 특정 지역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공모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밖에 없다”며 그간 공모에 불참한 이유를 밝혔다.

특히, “전남권의 의대 문제는 일반 사업공모과 같은 개념이 아닌 국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라며 “이해관계를 떠나서 고도의 판단이 필요한 문제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남도가 의견 수렴을 진짜로 하고 싶으면 최소한이라도 먼저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함에도 공모진행 결과에 대해 공개를 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입장문에는 ‣ 전남도의 그동안의 모든 행위는 신뢰성을 잃어 수긍할 수 없으므로 지금까지의 모든 용역 결과를 빠짐없이 공개하는 내용을 비롯한 ‣ 구체적인 공모기준과 지표를 명시한 합당한 공모 방안 등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이해당사자 기관들과 협의와 합의를 거친 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도민들의 동의를 얻는 것 ‣ 일방적인 전남도 공모 결과로 인해 탈락한 지역의 회복할 수 없는 건강권 침해에 대한 대책을 각 지역 정치권, 지역민과 합의하여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동입장문 전문>

전라남도 단일의대 공모 강행에 대한 입장문

전남의대를 둘러싼 전남지역 동·서 간 극한 갈등의 모든 책임은 전남도에 있다.

전남도는 그동안 공동의대, 통합의대를 주장하다 지역과 대학의 의견수렴 등 별도 협의 없이 단일의대로 정책을 급선회하며, 공모방식으로 순천대, 목포대 중 한 대학을 선정하여 추진하겠다는 일방적 방침을 발표했다.

전남도의 이런 일관성 없고 일방적인 성급한 행정이 이번 전남권 의대 문제 사태를 자초한 것이다. 광역 자치단체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이해조정과 갈등 해결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이제라도 전남권 의대 신설은 도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원칙과 절차를 따라야 한다.

정부는 「의료 개혁 대국민 담화」로 전남권 의대 설립에 대해 “전남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뤄지면 신속히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남도는 지역 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라는 정부 권고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단일의대 공모방식을 채택한 데 이어, 법적 권한 없는 공모 추진이 문제가 되자 공모방식을 지역 의견수렴 과정이라는 명분으로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모방식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과대학·대학병원 설치 문제는 일반사업처럼 공모를 통해 되는 것이 아니고 고도의 객관적 데이터를 통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합리적 판단을 요하는 국가의 중요한 보건의료정책인 것이다.

가사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전남도는 공모 평가 항목과 기준, 공모 주관 용역기관 선정 등 이해당사자들 간에 조정하고 합의해야 할 일이 수도 없이 많음에도 단 한번도 이에 대한 시도를 해본 적도 없다.

따라서, 전남도가 공모를 강행하여 추진하더라도 그 결과를 누가 인정하고 수용하겠으며, 공모에 탈락한 지역은 영원히 회복할 수 없는 막대한 손해와 상처를 입을 것인데 누가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또, 전남도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전남 의과대학 설립에 대해 용역을 진행했음에도 결과조차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용역 결과가 특정 지역에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의대설립 문제를 공모 절차에 부치는 것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가 전남도 공모에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은 이러한 여러 사정이 있음에도 일각에서는 순천 등 동부지역 책임론의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정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우리는 180만 도민의 생명권이 걸린 전남권 의대 설립 문제가 전라남도의 일방적인 공모 강행으로 좌초되지 않기를 그 누구보다 바란다.

30년 만에 힘겹게 얻어낸 소중한 의대 신설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 전남도의 의대 유치 추진에 대한 모든 행위는 신뢰성을 잃어 수긍할 수

없으므로 지금까지의 모든 용역 결과를 우선 빠짐없이 공개하라.

▶ 180만 도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모기준과 지표를 명시한 합당한 공모 방안 등 예상되는 모든 문제를 이해당사자 기관들과 협의와 합의를 거친 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도민들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라.

▶ 법적 권한 없는 전남도의 공모 결과로 인해 탈락한 지역의 회복할 수 없는 건강권 침해에 대한 대책을 각 지역 정치권, 지역민과 합의하여 제시하라.

우리가 제시한 방안을 모두 이행한다면 공모 참여 여부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다.

2024. 5. 7.

순천시장 노관규·순천시의회의장 정병회·국립순천대학교총장 이병운·

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구례‧곡성(갑) 국회의원 당선인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순천‧광양‧구례‧곡성(을) 국회의원 당선인 권향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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