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중뉴스 = 양희성 PD]

순천학연구소(상임대표 허석)가 ‘순천의 봄’을 기원하며 ‘순천 바로 알기’ 연재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순천(順天)이라는 이름의 기원과 담긴 의미다. 이름 속에 담긴 철학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순천의 정체성과 도시 정신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 순천, 이름의 시작은 1310년

순천(順天)이라는 이름이 역사에 처음 등장한 것은 고려 충선왕 2년, 1310년이다. 누가 처음 제안했는지는 전해지지 않지만, ‘하늘의 뜻을 따르는 땅’이라는 순천의 명칭은 세계적으로도 특별한 철학적 의미를 지닌 지명으로 꼽힌다.

순천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순천자흥(順天者興), 즉 “하늘의 순리를 따르면 흥한다”는 사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 ‘順’ 자에 담긴 상징

순천의 ‘순(順)’ 자를 파자(破字)해 보면 흥미로운 의미가 드러난다. ‘내(川)’는 물을 뜻하고, ‘머리(頁)’는 발이 작고 눈이 큰 태아의 형상을 담고 있다고 해석된다. 결국, 물과 태아가 합쳐져 자궁을 의미하는 글자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순(順)’은 단순히 ‘따른다’는 뜻을 넘어 ‘생명과 시작, 모성의 품’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하늘(天)’이 더해져 만들어진 순천은 곧 생명을 품은 하늘의 도시, 다시 말해 ‘유토피아’의 또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해석은 오늘날 순천이 느림과 여유, 힐링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 순천과 베이징의 인연

민선 7기 허석 전 순천시장은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순천의 역사와 베이징의 역사를 비교하며 흥미로운 사실을 전했다.

허석 전 순천시장은 “우리가 1413년에 순천도호부가 되었는데, 베이징은 1420년에 ‘순천도호부(順天都護府)’라는 별호를 얻었다. 그러니 우리가 7년 선배다”고 말했다.

당시 중국 측 고위 인사들은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직접 확인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허 전 시장은 양 도시 간 자매결연을 제안했으며, 비록 순천의 인구는 28만, 베이징은 2,500만이지만 언젠가 ‘자매’가 아닌 ‘형제’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순천학연구소 허석 상임대표는 “순천이라는 두 글자 안에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생명을 품은 하늘, 자연과 조화롭게 공존하는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며, “이번 연재의 첫 회는 이름의 의미를 짚어보았지만, 앞으로 이어질 순천학연구소의 ‘순천 바로 알기’는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 이야기를 통해 순천의 정체성을 더 깊이 탐구할 예정이다”고 포부를 밝혔다.